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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캄보디아 선교체험기_어꾼, 캄보디아!

한국외방선교회 0 688 2017.05.30 13:38

 

어꾼, 캄보디아!


서울대교구 자양2동성당
정다미 크리스티나

 

 대학생 때부터 시작한 주일학교 교사 경험을 통해 해외 봉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시도했던 해외 봉사는 늘 시작도 하기 전에 여러 이유로 좌절되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기대감 없이 지내던 중 한국외방선교회에서 주최하는 ‘캄보디아 선교체험’이 나를 끌어당겼다. 그때 즈음에 나는 사람들에 대한 많은 상처와 이별을 경험한 후 어느 하나 믿을 곳 없이 흔들리고 있었고, 낮아지는 자존감에 기댈 곳 또한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 기회가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또 다른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했고, 지금 하는 일 또한 잠시 쉬어가더라도 ‘꼭 가야 하는 기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담당 신부님께 전화를 하여 신청했고, 캄보디아는 하루하루 나에게 가까워져 갔다. 선교체험을 준비하면서 2번의 O.T를 통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기획했고, 부모님 또한 준비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이니 ‘가져갈 수 있는 것을 많이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때의 나는 누구보다 심적으로 가난하고 힘들다고 생각했기에 잘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성취를 이룰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캄보디아의 여정이 시작되던 날 우리는 누가 함께 가는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서로 어색했지만, 캄보디아에 도착해 습한 공기를 맞으니 ‘여기 있는 사람들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서로를 알아갔고 코미소 직업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질 수 있었다.
매일 함께 미사드리고 서로의 언어를 배우며 우리는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서로의 친구가 되어갔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손짓과 발짓으로 대화하고, 함께 노래를 들으며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다. 어색한 캄보디아어로 대화하면서 우리는 더 많이 웃고 매 순간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사진으로 남겼다. 3일의 시간이 지난 후 코미소 친구들의 졸업과 우리와의 이별이 남아있었다. 우리는 졸업식에서 누구보다 크게 박수를 쳤고 사진을 찍어주며 서로의 앞날을 축복해주었고 이별을 덤덤히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코미소 친구들과 헤어진 후 요셉 신부님과 함께 프레이벵 본당으로 향했다. 이별이 너무 슬퍼 울면서 차에 탔지만 이동하는 차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될 프레이벵 친구들은 어떨지 기대되기도 하였다. 두 가지 감정이 공존하면서 프레이벵에 도착했을 때 고등학생 남자아이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프레이벵 성당 안에는 남·여 기숙사와 유치원이 있었는데 우리는 남자기숙사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많았다. 먼저 친숙하게 다가오는 친구들 덕분에 프레이벵에서 가까운 강에 노을을 보러 갈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간 첫날 여자기숙사에서 수녀님과 함께 미사곡연습을 하면서 우리의 성가와 액션송도 가르쳐 주었는데 다행히도 기쁘게 따라 해주어 너무 뿌듯했다.

 

 그리고 하루는 캄보디아어, 하루는 한국어로 하는 미사를 통해 서로의 성가와 미사곡을 알게 되었다. 성가 중에 가장 많이 부른 곡은 ‘이 시간 너의 맘속에’라는 곡이었다. 그곳에서 친해진 ‘땀’이라는 친구는 캄보디아 원주민 마을에서 살다가 신부님의 권유로 프레이벵에 오게 되었고 남들보다 늦게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그 친구는 이 성가를 듣고 꼭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내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곡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얼마나 열심히 배우려 할까 걱정도 했지만, 땀은 악보를 들고 다니며 한국어 가사를 외웠고 멜로디 하나하나를 연습해왔다. 그렇게 매번 매시간 열심히 배우려는 땀을 위해 영어로 가사를 써주기도 하고 이해하기 쉽게 한국어로 단어를 말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친해질 수 있었고 서로 캄보디아 남동생과 한국 누나가 되었다. 내가 프레이벵을 떠나게 되는 날이 가까워질수록 땀의 노래는 더욱 완벽해졌고 우리는 마지막 날 밤 성당에 모여 ‘이 시간 너의 맘속에’를 함께 부르며 우리의 헤어짐을 다른 방식으로 기쁘게 마무리하려고 하였다.
 마지막 날 땀은 이 노래를 배우고 싶었던 이유는 이 노래를 듣자마자 눈물이 나올 뻔했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고도 했다. 너무 가난해서 당장 가지는 못하지만, 자신을 위해 기도해주면 언젠가는 하느님께서 한국으로 이끌어 주실 거 같다면서 자신을 잊지 말고 기도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캄보디아에서 만난 아이들은 우리와 같으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주님을 만나고 있었고, 그런 경험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캄보디아는 또 다른 ‘사랑’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헤어짐과 이별과 상처뿐인 나에게 캄보디아 아이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줄 몰랐던 사랑을 일깨워줬고 나에게 또 다른 시작을 알려주는 경험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나는 늘 그때 그 마음으로 사랑하고 기도하며 캄보디아를 기억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어꾼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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