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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일기

일상 속에서

如地 0 688 2014.10.07 19:54

9월 18일...넝마주이 아이들

평소에 빈병들이 생기면 성당 창고 한 편에 모아 두었다가 넝마주이 아이들이 지나가면 전해준다. 성당 앞 보도블럭 사이에 잡초가 무성하여 뽑고 있는데 푸대자루를 자루를 지고 가는 아이들 넷이 보이기에 불러서 그동안 모아 둔 것들을 주고, 난 계속 앉아서 풀을 뽑고 있는데 아이들이 와서 거들려고 하기에 종일 넝마 모으려고 피곤했을테니 일찍 집에 가서 쉬라고 했다.

눈들이 참 맑은 사내아이 둘과 소녀 둘이었는데 그 중의 한 사내아이가 말했다. 지난번에도 내가 모아 두었던 빈 병들을 주며, 간식 사먹으라고 돈도 주어서 고마웠다고.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오래 전 일일텐데 기억해주어서 고맙고 애들이 힘들어 보여 다시 간식 사 먹을 용돈을 주었더니 밝고 기쁜 얼굴로 인사를 하고 떠난다. 다음번에도 지나가다 힘들면 화장실도 있으니 쉬었다 가라고 말했다. 열심히들 살거라!!!

저녁 식사 때에 고깃국을 먹는데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음번에 만나면 성당 옆 닭튀김 집에서 튀김을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9월 21일(주일)

며칠 전부터 나의 장례미사를 생각하며 제대 앞에 누워서 묵상을 한다.

가슴 깊이 스며드는 성가 한 곡과 꽃 한 송이면 족하다.

아니 내겐 그것도 필요없지만 그래도 찾아 온 하객들을 위해서.......

뻣뻣해진 내 얼굴이 미소를 보낼 수는 없지만, 모두들 기쁘게 살다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밝게 웃고 싶다.

모든 것들이 덧없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분 앞에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이웃사랑뿐임을 마음에 각인한다.

9월 26일(금)

아침 기상이 오늘따라 매우 힘들었다. 더 자고 싶었지만 육의 요구에 지고 싶지가 않아 일어났다. 정해진 일과들을 억지로 억지로 하나씩 해나갔다.

낮잠을 잔 후 오후가 되니 몸이 좀 나아진 듯했고, 오늘 예정된 일들을 모두 마친 저녁에는 나를 이겨냈다는 어떤 뿌듯함마져 들었다.

맞다. 남을 이기는 것보다 나 자신을 이기는 것이 더 가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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