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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름호 - 내 주변의 많은 아버지와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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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방선교회 작성일18-06-25 11:27 조회1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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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많은 아버지와 어머니

 

유준호 미카엘 / 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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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4월 어느 날, 중국에서의 그 날은 에이즈로 부모가 모두 이 세상에 없는 아이들 8명이 고아원에 처음 들어가는 날이었다. 친척들의 손을 붙잡고 나온 5살에서 8살 정도의 아이들.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산골에서 읍내로 나왔을까. 내가 볼 때 약간 지저분한 옷임에도 가지고 있는 옷 중에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나온듯한 모습이었다. 모두 입에 간식을 하나씩 물고 있으면서도 표정은 무덤덤했었는데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고아원에 갈 시간이 되자 결국 아이들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친척들의 손을 조금만이라도 더 꼭 잡아보려 했다. 부모와의 이별을 어린 나이에 겪었지만, 또다시 헤어짐을 겪는다는 것이 꽃다운 아이들에게는 아직 어려웠으리라. 그저 여기에 있고 싶다고, 여기 남고 싶다고그들의 대화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짐작할 수 있었고, 그 순간 어릴 적 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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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의 그 날 어머니는 나와 동생에게 이런 말을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희는 서울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아야겠다. 미안하다. 여기서는 배울 것이 없단다. 엄마 걱정 말고 서울에서 공부해라. 월요일마다 서울에 올라갈게. 준호가 4학년이 되면 다시 같이 살 수 있을 거야.” 같이 살지 못할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당시에는 몰랐었고 알았다 한들 상관없었다. 어머니의 사정보다도, 굳이 서울에서 공부해야 할 어떤 이유보다도, 어린 나이였던 나에게는 어머니와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었다. 일주일마다 한 번씩 얼굴을 보더라도, 매일 같이 사는 것보다 좋았을까. 누군가는 부러워할까 서울 유학(留學)그러나 나는 그야말로 상경(上京)하였다. 그때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한평생 우리를 위해 헌신하셨다. 매 끼니를 챙겨주셨음은 물론이요, 생일에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면 할머니는 호떡을 만들어주셨다. 학부모 면담이 있거나 학교 운동회가 있으면 늘 할머니께서 참석하셨다. 항상 우리가 기죽지 않도록 멀리 떨어져 계신 어머니를 대신하여 헌신하셨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만 서울에서 살면 될 줄 알았던 그 기간은 고등학교 졸업까지 이어졌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모난 내 성격을 받아준 사람은 할아버지 할머니였다. 그렇게 모났던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문득 내가 받은 사랑과 감사함에 대해 생각했고, 받은 사랑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 이 길에 들어섰다.

 

시간을 되돌려보면 어머니의 그 선택은 우리 가족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 선택에 있어서 어머니도 얼마나 마음 아파하셨을까그러나 우리 가족 모두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살지 않았다면? 잘 모르겠다하지만 분명한 건 어머니의 그 선택에 아픔은 잠시뿐이었고,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셔서 그 아픔을 잊고 살았다는 것이다. 아니 그때는 아팠지만 되돌려 본다고 해도 지금은 하나도 아프지 않다. 나는 정말 그분들 덕분에 어려움 없이 지냈다. 이 아이들도 설령 피는 섞이지 않았을지라도 주변의 많은 아버지 어머니를 통해 잘 성장하기를 희망하고 기대해본다.

 

아이들아, 너희가 지금은 모를 거라 생각해. 옛날의 나처럼 너희도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싶겠지하지만 돌이켜보니 나와 동생을 도와준 분들이 셀 수 없이 많더라고혹시 나의 조그마한 소망 하나를 들어줄 수 있겠니. 너희를 도와주고, 응원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나는 너희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릴 수 없지만, 또 다른 아버지 어머니가 나를 성장시켜주었듯이 너희에게도 많은 아버지 어머니가 너희를 성장시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기억해주기를더욱이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야. 힘을 내길 바랄게. 나는 가족과 이별한 것이 아니었어. 내일을 위한 아픔과의 이별을 한 거야. 너희도 부디 아픔과의 이별을 바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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